7월 넷째 주,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학생과 교사는 신나고, 부모와 PC방 알바는 혼나는 ‘초딩방학’. 한 달 동안 아이들과 뭘 하고 보내야 할지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때다. 때맞춰 학교나 도서관, 독서 관련 단체들에서는 ‘여름방학 추천(권장)도서’를 발표한다. 하지만 그 많은 추천도서들 가운데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까? 그래서 골라봤다. 여름방학 추천도서 가운데 ‘알짜배기’ 책들을.
세 기관에서 발표한 추천도서 목록을 대상으로 삼았다. 발표된 날짜순으로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 60권(6월 24일 발표), 어린이도서연구회 14권(7월 6일 발표),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30권(7월 15일 발표) 해서 모두 104권이다. 그 중에서 눈여겨볼 만한 책을 다섯 권만 골랐다.
먼저 두 곳 이상의 추천도서 목록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책들이 있다.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과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은 <반쪽 엄마>(백승자, 밝은미래, 2015)와 <나는야 베들레헴의 길고양이>(데보라 엘리스, 책속물고기, 2015)를 동시에 추천했다. <반쪽 엄마>는 아홉 살이지만 서너 살의 지능으로 사는 ‘발달장애아’ 루미, 그리고 루미의 보모가 된 엄마를 루미와 반반 나눠 갖게 된 아이 송주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이미 2015년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와 2015년 아침독서 추천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나는야 베들레헴의 길고양이>는 펜실베이니아주 ‘베들레헴’에 살다가 죽은 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구 ‘베들레헴’에서 길고양이로 다시 태어난 소녀 클레어가 주인공이다. 작가는 모든 사람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고양이 클레어를 통해, 두 가지 말과 장벽을 사이에 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 역시 2015년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수많은 추천도서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책 ‘다섯 권’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 여름방학 추천도서인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최은옥, 비룡소, 2015)도 이미 다른 곳에서 추천을 받은 바 있다. 2015년 경기도안양과천교육지원청 독서골든벨 선정도서와 2015년 6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됐다. 이 책은 칠판에 손바닥이 철썩 붙어버린 단짝 친구 세 아이의 기묘한 사건을 담은 동화다. 인터파크도서 아동 분야 7월 월간 베스트셀러 랭킹에도 17위에 올라 있는 걸 보면, 독자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베스트셀러 랭킹에서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한 책이 있다.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이 여름방학 추천도서로 선정한 <13층 나무 집>(앤디 그리피스, 시공주니어, 2015)은 아동 분야 월간 베스트셀러 랭킹 14위, 연간 베스트셀러 랭킹에는 18위에 올라 있다. 이 책은 13층 나무 집에 사는 앤디와 테리가 인어 아가씨와 거대 고릴라 등을 만나면서 겪는 신기한 모험 이야기다. 호주 작가가 쓴 이 책은 호주출판업상(ABIA) ‘올해의 어린이책’ 상을 3년 연속 받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고른 책은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여름방학 추천도서로 선정한 <오지랖과 시치미와 도루묵을 찾아라>(이규희, 그린북, 2014). 이 책은 우리 전통문화 안에 꼭꼭 숨겨진 우리말을 찾아가는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 2015년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학교 수업에 학원에 숙제에 수행평가에 바쁜 아이들. 부모들은 학기 중에 못 읽힌 책들을 방학 때 읽히겠다고 더러 욕심도 낸다. 하지만 그 많은 여름방학 추천도서들을 다 챙겨 읽는 것은 너무 힘들고, 그렇게 숙제처럼 책을 읽으면 당연히 재미도 없다. 눈길 가는 책부터 한 권씩 한 권씩 읽어나가면 어떨까. 자의 반 타의 반 방학계획서에 ‘독서’라고 써둔 아이들이 차근차근 책 읽는 재미를 알아가기를 바란다.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2015 여름방학 권장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2015 여름방학 사서추천도서]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책따세) 2015 여름방학 추천도서]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2015 여름방학 추천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