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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앤스토리] ‘대세’ 백선생, 베스트셀러 랭킹도 천하통일 
(tvN ’집밥 백선생’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주말 인터넷 유머 게시판을 들락거리다가 사진을 한 장 봤다. 마트 통조림 진열대를 찍은 사진이었는데 꽁치 통조림 자리만 텅텅 비어 있었다. 게시물의 제목은 ‘백선생의 위엄’. 무슨 영문인가 하니, 그 주에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에서 ‘백선생’이 꽁치 통조림 요리를 선보인 것이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그걸 따라하느라 마트의 꽁치 통조림이 동난 것. 제목 그대로 ‘백선생의 위엄’이 실감 나는 사진이었다.
‘백선생’, ‘백주부’, ‘슈가보이’ 등으로 불리는 백종원. 셰프인지 요리연구가인지 외식경영전문가인지, 별명만큼 본업도 다양한 이 사람이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까지 접수했다. 그를 비롯한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들은 방송과 CF 등으로 활발히 활동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서점계라고 그들의 인기몰이에서 벗어나 있을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강력한 ‘백선생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월 둘째 주 인터파크도서 주간 베스트셀러 랭킹 2위는 백종원의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였다. 7월 월간 랭킹도 2위. 2015년 연간 랭킹에서도 18위를 차지했다. 요리책들이 포함된 ‘가정과 생활’ 분야에서는 주간, 월간, 연간 랭킹 모두 1위로 ‘올킬’. 올여름 요리책 ‘강호’를 평정한 절대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이 출간된 때가 지난해 8월이니, 근 1년 전에 나온 책이 최근 ‘백선생’의 인기를 등에 업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쭉쭉 올리고 있는 셈이다.
그와 함께 베스트셀러 랭킹을 ‘역주행’하고 있는 책이 한 권 눈에 띈다. 이번에도 백선생의 책, 2009년에 나온 <백종원의 식당 조리비책>이다.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가 ‘집밥’에 대한 레시피라면 <백종원의 식당 조리비책>은 가정용이 아닌 식당용 레시피다. 백선생의 인기와 함께 이 책도 7월 둘째 주 주간 베스트셀러 ‘가정과 생활’ 분야 13위에 올랐다. 월간 랭킹은 11위, 연간 랭킹은 56위다.
집밥에 식당밥까지… ‘백선생’에 필적할 자 누구인가
이런 백선생의 인기에 대적할 만한 다른 셰프테이너의 요리책이 있을까? 아쉽게도 지금으로서는 대항마가 없다. 일단 다른 셰프들의 신간을 찾아보기 힘들다. 비교적 가까운 시기에 나온 책으로는, 제목마저 ‘이탤릭한’ 샘 킴 셰프의 <자연주의 셰프 샘킴의 이탤리언 소울푸드>(2014년)이나, 맹기용 셰프 이전에 ‘꽃미남 셰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던 신효섭 셰프의 <신군 SINGLE COOKING>(2014년) 정도가 보인다.
최근 ‘핫’하기로는 백선생 둘째가라면 서러운 ‘허세셰프’ 최현석 셰프의 책이 한 권쯤 나올 법한데, 아직 신간 소식은 없다. 201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요리 5요소에 의한 아트푸드>를 찾을 수 있다. 이전에 나온 책 <최 셰프의 크레이지 레시피 39>(2010년)와 함께 제목에서도 ‘허세’의 기운이 살짝 묻어난다.
최근에 나온 셰프테이너의 요리책은 없지만 ‘에세이’라면 찾을 수 있다. 올해 5월에 나온 샘 킴 셰프의 <이 맛에 요리>. 요리가 나오지만 분명 요리책이 아니라 에세이다. 지금껏 요리를 모르고 살았던 남자들에게 누군가를 위한 요리를 권하고, 인증샷과 사연까지 끌어냈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왠지 아내가 이 책을 살 것 같아서, 여기 소개하는 게 약간 후회되기도 한다. 나 같은 남편들 때문인지 베스트셀러 랭킹에서는 약간 섭섭한 순위. 7월 둘째 주 주간 ‘시/에세이’ 분야 187위다.
올해 6월에는 강레오 셰프의 에세이집 <날, 자꾸만 무뎌지는 나를 위해>도 나왔다. “요리를 할 때는 무도의 정신을 생각한다”는 그가 요리와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방송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셰프테이너들. 베스트셀러 랭킹에서는 백선생의 ‘천하통일’만이 돋보였다. 백선생의 아성을 위협하는 다른 셰프들의 신간들도 많이 출간돼서, 셰프테이너들의 요리책 삼국지, 아니 ‘춘추전국시대’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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