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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카톡'방을 만들어라

긴 글/칼럼

by 최규화21 2013. 4. 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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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종잡을 수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 말입니다. 개성공단에는 일주일째 남쪽 노동자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가동을 멈춘 공장도 여럿 있다 하고요. 그리고 북한이 평양에 있는 외국 공관의 주재원들에게 4월 10일 이후로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철수를 권고했다는 소식에, 긴장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전향적인 소식들도 있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기를 원한다는 외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번 주로 예정된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험을 연기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일부에서도 ‘대북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입니다. 그동안 양당은 실천적인 대안 없이 북한만 비난하는 입장이었는데, 드디어 주도적으로 이 위기를 해결하려는 목소리가 나온 겁니다. 


정치인들이 ‘설마 전쟁까지 일어나기야 할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난 것은 다행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면서 걱정 말라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긴장을 품고 사는 것이 괜찮을까요? 계속된 전쟁 위기 때문에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이 급등하고 있다 합니다. 매일같이 뚝뚝 떨어지는 주가지수도 문제입니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빨간불이 켜진 겁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 계속되는 긴장은 민주와 인권, 진보의 가치를 심각하게 무너뜨린다는 점입니다. 울타리 밖에 적이 있으면 울타리 안에는 단결이 ‘강요’됩니다. 다양한 의견, 지도자에 대한 비판, 소수자에 대한 배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 따위는 들어설 틈이 없어지지요. 멀리는 한국전쟁 전후의 백색테러, 가까이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북풍’과 공안몰이 등이 그 작은 증거입니다. 


이미 이달 초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안보위협 속에 종북세력이 사회불안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 기회에 비판세력의 입을 막으려 운을 뗀 바가 있습니다. 이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전쟁 위기가 계속 유지되는 것도 국민들에게는 너무 불행한 일입니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대북특사를 보내서 남북 사이의, 북미 사이의 대화를 재개하는 것만이 모두가 살 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를 원한다는 기사를 보고 좀 실없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럴 때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고 두 사람을 초대한다면, 그럼 올해 노벨평화상은 따놓은 당상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 말입니다. 정말 한국이 테이블을 만들고 북한과 미국이 마주 앉아 대화로 문제를 푸는 그림을 간절히 그려봅니다. 


대북특사 요구가 정치권에서도 나오기까지, 서명운동을 벌이며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불철주야 애쓴(지금도 애쓰고 있는!) 용기 있는 분들이 많은 줄로 압니다. 그들의 실천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저도 말 한마디라도 보태겠습니다. "자유는 평화에서 나온다. 평화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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