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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앤스토리] 아이유가 휴전선에... '삐라의 시대' 다시 오나 ![](http://bimage.interpark.com/milti/renewPark/evtboard/20160115093629606.jpg)
“대북 확성기로 아이유 노래 ‘제제’ 틀자. 그러면 대북제제!”
군 당국이 1월 8일 휴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한 데 대해,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글이다.
이번 조치는 1월 6일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아이유, 여자친구, 에이핑크, 이애란 등 대중가요 가수들의 노래도 방송될 것이라는 점. 지난해 8월, 11년 만에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도 아이유, 소녀시대, 빅뱅 등 케이팝 가수들의 노래가 방송됐다. 지난해 여름 북한은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조준사격”까지 언급하며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현재 북한도 남한을 “괴뢰”라고 비방하는 등의 내용으로 ‘맞불’ 대남 방송을 재개한 상황. 휴전선 접경지역의 긴장은 높아졌다.
그런 가운데 남북한의 군사적 경쟁과 심리전의 도구로 케이팝 같은 대중문화까지 이용되는 모습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삐라’로 대표되는 냉전식 체제 경쟁과 미디어와 문화 상품을 동원한 ‘반공 선전’의 시대를 다시 보게 되는 것인가? 불과 몇 십 년 전 우리의 삶을 거쳐간 ‘삐라의 시대’. 책을 통해 그 시대의 그림자를 기억한다.
<반공의 시대 - 한국과 독일, 냉전의 정치>
이 책은 한국의 김동춘, 박태균, 독일의 기외르기 스첼, 디르크 호프만 등 사회학자 16명(한국 12명, 독일 4명)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반공주의가 양국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 부정적 유산들과 이데올로기적 균열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공동으로 연구한 성과물이다. 반공주의의 역할에 관한 주요 측면을 다뤘으며, 현재의 사회정치적 문제에서 가지는 의의를 고려해 한국에 초점을 맞췄다. 반공주의에 대한 양국의 학문적 담론을 보완하고, 한국과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정치적 논의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 본문 중에서 : 한국 반공주의자들이 주로 거론하는 ‘자유’, ‘민주’ 담론의 실제 내용은 반공, 반북 또는 친미일 뿐 자유주의나 사회민주주의 등 어떤 일관된 정치 노선이나 정책적 내용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점에서 한국의 반공주의는 무사상, 무이념이다. 그것은 민족을 내세우기는 하지만 실제 정책과 행동에서는 민족주의와 거리가 있고, 오히려 민족주의를 탄압하는 논리였다.
<적을 삐라로 묻어라 - 한국전쟁기 미국의 심리전>
국방부 자료에 의하면, 한국전쟁기 미국이 뿌린 ‘삐라’는 40억 장이나 된다. 지구를 열여섯 바퀴, 한반도를 서른두 번이나 덮을 양이다. 1950년대 한반도에서 시작된 미국의 심리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는 1950년대 미국이 뿌린 삐라를 통해 한국전쟁에서 벌어진 심리전을 살펴보며, 미국의 심리전이 6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사회의 윤리와 가치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밝히고 있다. 획일성, 폭력, 제국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 세계기구에 대한 맹신, 개인과 국가의 일체화 등이 미국 심리전의 영향이라고 지적한다.
▷ 본문 중에서 : 우리들은 당신들의 공급부대가 그대들에게 담배 말아 피울 종이조차 주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대들이 삐라로 담배를 말아 피우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종이는 유엔군이 특히 제군이 담배를 말아 피울 수 있도록 마련한 종이인 것이다. 물론 유엔수용소에서는 유엔군이 말아놓은 담배만 주니까 말아 피우거나 할 필요는 조금도 없는 것이다. 제군은 어서 유엔 편으로 넘어와 전쟁 없는 데서 맘 편히 즐겁게 말아놓은 그 좋은 담배를 피우라.(삐라 1111의 내용)
<한국전쟁기 미디어와 사회>
한국전쟁 기간 미디어 현상과 사회를 다룬 책이다. 전쟁 발발 소식과 전황을 전한 국영 중앙방송과 신문 자료로 이승만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반공 이데올로기를 설파한 미디어의 역할을 살펴본다.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기간 북한이 서울에서 발행한 신문과 남한의 신문사들이 부산으로 피난 가 발행한 신문에서 남북한 신문의 논조와 설득 방식을 살펴본다. 더불어 설득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쓰인 남북한 삐라의 메시지를 분석한다. 사료를 통해 한국전쟁 기간 미디어의 역할, 정부의 미디어 정책, 사회 현상을 실증한다.
▷ 본문 중에서 : 전쟁 기간 중앙방송은 유엔군총사령부 심리전부의 감독을 받으며 심리전 매체로 활용되었다. 전쟁 초기에는 심리전 방송으로 활용하기 위해 VUNC의 네트워크에 편입해 VUNC와 VOA 한국어 방송을 중계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황 보도에서 왜곡, 허위사실 보도가 문제가 되자, 유엔군총사령부 심리전부의 KBS 파견대가 방송 내용을 검열하고, 뉴스와 뉴스 해설을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감독했다.
<냉전의 추억 - 선을 넘어 길을 만들다>
1971년 26년 만에 남북이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뒤로 벌어지는 코미디 같은 상황. 남북 대표단이 상대 지역을 방문하기로 결정되자, 남북 모두 갑자기 몇 달 만에 도로를 닦느라 뿌리 없는 나무를 심고 캐딜락(남한)과 벤츠(북한)를 사들였다. 냉전시대에 코미디 같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지만 이 코미디는 블랙코미디다. 우스워서 슬프고 슬퍼서 우스운 역설이 ’냉전의 기억’이다. 스물네 개의 이야기 주머니 안에 남북이 만나고, 싸우고,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는 역사적 장면들이 들어 있다.
▷ 본문 중에서 : 설마 냉전시대로 돌아가겠어?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기억과 현실의 오버랩을 우리는 보고 있다. 잊어버린다고, 부정한다고, 분단의 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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