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mage.interpark.com/milti/renewPark/evtboard/20151109092424369.jpg)
유엔이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 국내총생산(GDP), 관용의식, 기대수명, 정부와 기업의 부패지수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산출한 행복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58개국 중 47위에 자리했다. 세계 148개국을 대상으로 한 유럽 신경제재단(NEF)의 행복지수 조사에서는 그보다 더 낮은 68위. 경제규모든, 스포츠 경기든 이제 세계의 ‘상위권’에 들었다고 생각해온 우리로서는 꽤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순위들이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유럽 신경제재단의 행복지수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나라가 바로 부탄이라는 것.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탄. 신경제재단의 조사는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데, 부탄 국민들은 100명 중 97명꼴로 자신은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부탄의 사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준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우리는 멈추지 말고 달려야 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늘 열정을 키우고 도전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배워오지 않았나.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이’ 우리가 배워온 세상의 ‘행복공식’들은 정말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상식과 통념을 뒤집는 것으로 행복과 성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인생의 역설’을 배워본다.
▲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고코로야 진노스케
“결국 ‘행복과 불행’은 자기 자신이 결정하는 것일 뿐입니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보람을 느끼고 여유로운 사람들은 늘 ‘행복’을 준비합니다. 행복과 불행에 어떤 조건을 붙이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무엇이 있고 없든, 그 어떤 상태라 해도 이미 충족되어 있습니다. 자유롭습니다. (줄임) 행복하다는 건, 주변의 모든 조건을 다 없애도 ‘나는 이미 훌륭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 자체로 고유한’ 존재이며, ‘이미 대단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기에 있는 그대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늘 열심히 노력하며 살라고 배워왔다. 그냥 노력을 해서도 안 되면 더 열심히 ‘노오력’해야 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를 쓴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너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노력하지 말라’는 말은 포기와 만용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2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심리 카운슬러’로 전직한 저자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에서 직접 겪은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너무 노력하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 <나는 더 이상 착하게만 살지 않기로 했다> 이와이 도시노리
“내 상담자 중에는 남의 부탁을 절대 거절하지 못해서 고민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업무와 사소한 잡일부터 시작해서 큰일에 이르기까지 시키는 대로 받아들인 결과, 매일 밥 먹듯 늦게까지 야근을 하게 되었다. 때로는 주말에 상사의 쇼핑까지 동행하였다. 매일매일 상처를 받으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 상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친구는 물론 심지어 가족에게도 상처를 받곤 했다. 그녀처럼 남을 만족시키는 대신에 정작 자신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착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착해야 한다’는 생각이 과해서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갖게 된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착하게만 살지 않기로 했다>를 쓴 이와이 도시노리는 30년간 심리상담을 해온 아들러 심리학 카운슬링 지도자다. 그는 모두의 호감을 산다는 것은 환상이고, 반대로 모두의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것도 망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내려놓는 순간,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행복하고 효율적인 삶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무조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모든 일이 자기 원하는 대로 쉽게 되면 게을러지고 교만해지며, 노력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 어려움도 모르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겪는 어려움은 내 삶의 큰 가르침일지 모릅니다.”
지금 내 삶을 방해하는 어려움이 거꾸로 내 삶에 큰 가르침을 준다는 것도 인생의 역설이다. ‘영혼의 멘토’, ‘청춘의 도반’으로 불리는 혜민 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도 이렇게 역설적인 인생의 교훈들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 하면 할수록 관계는 틀어진다는 것, 잠깐의 뒤처짐에 열등감으로 가슴 아파하지 말고 나만의 아름다운 색깔과 열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말을 만들고, 어떤 말을 하는지가 행동이 되며, 반복된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그게 바로 인생이 된다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온전함과 존귀함을 알게 하는 용기와 위로의 글이 담겨 있다.
▲ <열정은 쓰레기다> 스콧 애덤스
“객관적으로 말해서 나의 열정은 성공 여부에 달려 있었다. 다시 말해서 열정이 성공을 이끄는 게 아니다. 성공이 열정을 이끈다. 그러므로 성공하고 싶다면 열정 따위는 잊어버려라. 필요한 것은 열정이 아니라 에너지다. 에너지가 충분해야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주어진 과제를 잘 풀어갈 수 있다. 열정은 쓰레기에 불과하다.”
열정이라는 말, 참 지겹다. 어지간한 ‘멘토’들이나 흔해빠진 자기계발서들은 밑도 끝도 없이 열정만을 강요하는 것으로 숱한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스콧 애덤스가 쓴 <열정은 쓰레기다>는 그 제목부터 화끈하게 다가온다. 16년 동안 은행과 회사에 근무하다 1995년부터 전업 만화가로 활동한 그는 잘 알려진 비즈니스 풍자만화 ‘딜버트’의 작가다. "진짜 쓸 만한 지식은 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지", "왜 기술 하나를 마스터하는 것보다 여러 기술을 적당히 익히는 게 좋은지", "실생활에 진짜 필요한 지식과 아닌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유머와 만화를 섞어 통쾌하고 유쾌하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