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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르는 삶의 노래

긴 글/리뷰

by 최규화21 2009. 5. 1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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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부르는 삶의 노래

   ― ‘콜트콜텍 노동자 후원 콘서트’를 다녀와서

 

  내가 일하는 작은책에서 홍대까지는 마을버스로 5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홍대 앞에서 저녁 약속을 잡을 때가 가끔 있다. 대한민국 인디 문화의 고향답게 홍대 앞에서는 등에 기타 가방을 멘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내가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있다. 그이들의 기타 가방에 찍혀 있는 상표가 ‘콜트(Cort)'인가, 아닌가.

  지난 4월 29일 저녁에도 홍대 앞을 찾았다. 클럽 ‘빵’에서 열린 ‘콜트콜텍 노동자 후원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였다. ‘콜트콜텍+문화행동(cortaction.tistory.com)’이 주최하는 이 콘서트는 기타를 만드는 회사인 콜트와 그 자회사인 콜텍에서 2007년에 정리해고당한 노동자들을 후원하기 위해 달마다 마지막 수요일에 홍대 앞 클럽 ‘빵’에서 열리고 있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비롯한 서른 명 정도의 관객들이 객석에 자리를 잡자, 밴드 ‘아침’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6월 말 정규 음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침’은 대표곡 ‘불꽃놀이’를 비롯하여 앙코르곡 ‘슈퍼블루스’까지 여덟 곡을 연주했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권선욱 씨는 운동권(?) 가수들만 하는 줄 알았던 공연을 자신들이 하게 되어 사실 좀 어색하기도 했다고 했다. 노동자들의 아픔을 자신들이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그이들이 만든 기타로 연주한 음악이니만큼 기쁘게 즐기셨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침’의 공연에 이어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다. 2007년 정리해고 당시부터 지난해 10월 양화대교 송전탑 고공 농성, 11월 콜텍 본사 점거 농성, 그리고 올해 4월 독일 국제악기박람회 원정 투쟁까지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치열한 하루하루를 담은 것이다. 현재 70분 정도의 분량이 만들어져 있지만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이 더 길어질수록 그 분량도 함께 더 늘어날 것이다. 다시 공장으로 돌아간 콜트콜텍 노동자들과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부르는 삶의 노래로 하루 빨리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장면이 채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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