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공연 리뷰>
억센 주먹으로, 잔잔한 손길로
작은나무 수요음악회 ― 백자(우리나라)
2009년의 첫 번째 수요일인 1월 7일,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싱어송라이터인 ‘백자’의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작은나무’ 카페를 찾았다. 1999년에 결성된 후 한결같이 투쟁하는 사람들의 곁을 지켜 온 우리나라. 지난해 9월에 나온 우리나라 5집 음반에 실린 새 노래와 영화 삽입곡을 비롯하여 모두 열세 곡을 부르는 동안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하루하루 새로운 <벽>을 만나고 싸우고 또 넘어서면서 살아가다가 ‘나’라는 벽 앞에서 무릎이 꺾이기도 하고, <노란봉투>에 담긴 해고통지서를 받아 들고 형광등처럼 마음이 창백해지기도 하고, 일한 만큼만 누릴 수 있는 <권리>는 없느냐며 대답 없는 세상을 향해 외로운 드잡이를 해보기도 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백자의 노래는 정직하게 가난한 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허전함과 쓸쓸함, 그리고 그 목메는 설움까지 거짓 없이 털어놓고 있었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다친 사람들의 어깨 위에 때로는 든든한 벗의 억센 주먹으로, 때로는 잔잔하고 따뜻한 가족의 손길로 내려앉는 백자의 노래는 좁은 카페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에게 새해 새 희망의 응원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백자 스스로 새해맞이 노래라고 소개한 <조금씩>의 후렴구를 힘든 세상길을 나란히 함께 걷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걸어가려 해. 더디고 더디고 더디고 더딜지라도”
앞으로 다달이 첫 번째 수요일에 작은나무 카페에서 백자의 공연이 계속된다고 한다. 그리고 1월 말에는 소품집 음반도 나온다고 하니 백자의 절절하고 따뜻한 서정을 두고두고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 백자의 누리집(100ja.com)에서 공연 일정이나 음반 구매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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