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처럼 음악처럼 사라진 형… 남은 건 색소폰과 ‘의혹’들 [사라진 이등병의 편지]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 하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긴 머리 소녀야/ 눈먼 아이처럼/ 귀 먼 아이처럼/ 조심조심 징검다리 건너던/ 개울 건너 작은 집의/ 긴 머리 소녀야(‘긴 머리 소녀’ 노랫말 중, 둘다섯, 1974년 발표) 형은 마을의 ‘연예인’이었다. 텔레비전도 흔치 않던 그 시절, 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형의 색소폰 연주는 언제나 최고의 인기 공연이었다. 찬송가부터 대중가요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했다. ‘긴 머리 소녀’도 그중 하나. 그 노랫말처럼 “말없이 가버린” 형은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으로 동생 강순구(67세)의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 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 4월 11일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이뤄졌다. 첫 질문부터 잠깐, 강순구의 눈이 젖는다..
긴 글/인터뷰와 현장기사
2024. 5. 10.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