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사람 - 백무산
2014.06.18 by 최규화21
곡비 - 고은
2014.06.11 by 최규화21
꽃잎 - 김용만
2014.05.27 by 최규화21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2014.05.20 by 최규화21
58년 개띠 - 서정홍
이불을 꿰매면서 - 박노해
바람 속에서 - 김해화
담쟁이 - 도종환
어진 사람 백무산 어질다는 말 그 사람 참 어질어, 라는 말 그 한마디면 대충 통하던 말 가진 사람이나 못 가진 사람이나 양반이나 상것이나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그 사람 어진 사람이야, 그러면 대충 끄덕이던 말 집안 따질 일이며 혼처 정할 일이며 흉허물 들출 일에도 사람을 ..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6. 18. 11:53
곡비 고은 조선시대 양반 녀석들 딱한 것들 폼잡기로는 따를 자 없었다 그것들 우는 일조차 천한 일로 여겼것다 슬픔조차도 뒤에 감추고 에헴에헴 했것다 그래서 제 애비 죽은 마당에도 아이 아이 곡이나 한두 번 하는둥마는둥 하루내내 슬피 우는 건 그 대신 우는 노비였것다 오늘의 지..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6. 11. 11:05
꽃잎 김용만 공장 앞 상공회의소 울타리 벚나무 아래 선거유세차 확성기 소리 시끄럽다 야, 이 놈들아 그만 좀 떠들어라 쪽잠 자는 우리 오주임 잠깨겠다 보기에도 아까운 저 꽃잎 다 지겠다 - <저 많은 꽃등들> 일과시 제8집, 삶창, 2005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5. 27. 14:48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5. 20. 21:14
58년 개띠 서정홍 58년 개띠 해 오월 오일에 태어났다, 나는 양력으로는 어린이날 음력으로는 단옷날 마을 어르신들 너는 좋은 날 태어났으니 잘 살 거라고 출세할 거라고 했다. 말이 씨가 되어 나는 지금 '출세'하여 잘 살고 있다. 이 세상 황금을 다 준다 해도 맞바꿀 수 없는 노동자가 되..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5. 20. 21:09
이불을 꿰매면서 박노해 이불홑청을 꿰매면서 속옷 빨래를 하면서 나는 부끄러움의 가슴을 친다 똑같이 공장에서 돌아와 자정이 넘도록 설겆이에 방청소에 고추장단지 뚜껑까지 마무리하는 아내에게 나는 그저 밥 달라 물 달라 옷 달라 시켰었다 동료들과 노조일을 하고부터 거만하고 ..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5. 20. 21:05
바람 속에서 김해화 바람 분다 이십오 미리 철근 열 여섯 가닥 촘촘히 선 기둥이 흔들린다 철근쟁이 나도 함께 흔들린다 거기 그늘 아래 살아남아 너도 흔들리는구나 부끄러워 하지 마라 가슴 속에서 깃발을 내리지 않은 우리들 - <김해화의 꽃편지>(김해화 시집, 삶이보이는창, 2005년..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5. 20. 21:02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
시/시 읽기 세상 읽기 2014. 5. 20.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