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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터뷰] '스마트워커' 김지현 "관계와 태도가 스마트워크의 핵심"

긴 글/인터뷰와 현장기사

by 최규화21 2015. 11. 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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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도서 북DB

[저자인터뷰] ‘스마트워커’ 김지현 “관계와 태도가 스마트워크의 핵심”


성과는 없지만 열심히 일하는 성실맨 김민호(35세) 과장, IT 업계의 전설이자 태스크포스팀 리더 송강윤(45세) 이사, 20년 이상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맥왕 박덕규(50세) 팀장, 상사 눈치 제로인 개인주의자 막내 신기헌(29세) 대리.

<스마트워크 특별전담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다. 한강유통 신규사업 태스크포스팀 소속인 이들은 일하는 스타일도 능력도 경험도 모두 제각각. 이들이 좌충우돌 스마트워크를 익혀가며 개인의 업무력을 키우고, 마침내 한 팀이 돼가는 과정이 <스마트워크 특별전담반>에 담겨 있다. 기존의 스마트워크 관련 책들과 다르게 소설 형식의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만났을 법한 친숙하고 현실감 있는 캐릭터로 읽는 이들을 흥미롭게 한다.

대한민국 스마트워크의 선두주자인 저자 김지현의 직업은 ‘공식적으로’ 세 개다. 먼저 비즈니스 트렌드와 역량계발에 대해 글을 쓰는 테크라이터(Tech Writer). 그리고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와 본업인 SK플래닛 상무까지, 작가와 교수, 직장인의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어떻게 그 일들을 다 할 수 있는지 비결을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엄청 힘들죠. 하지만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좋아서 하는 일. 모든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일이 ‘좋아서 하는 일’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 김지현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스마트워크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워크의 핵심은 단순히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나만의 공식’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여유와 행복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를 인터뷰하기 전에는 그가 ‘스마트워커’로서 어딜 가나 여러 가지 디지털기기를 달고 사는 사람일 것이라 오해했다. 하지만 뜻밖에 그는 ‘디지털 밀당’을 강조하면서 집에서는 철저히 디지털과 단절된 생활을 한다고 했다. 심지어 해외 출장을 갈 때 그가 가지고 가는 디지털기기는 달랑 스마트폰 하나뿐. 그 흔한 보조배터리도 가져가지 않고, 배터리 지속시간을 고려해 스마트폰 사용을 스스로 제한한다고 했다.

들을수록 신기한 김지현의 스마트워크 세계.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을 밝힌 그에게서, 스마트워크를 통해 직장인의 업무 근육을 단련하고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길에 대해 들어봤다.




“디지털 도구만 잘 쓰면 되는 것? 스마트워크는 ‘관계’를 통해 지속된다”


Q 우리나라 스마트워크 도입의 1세대, 선두주자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시잖아요. 왜 스마트워크에 ‘꽂히’셨는지 그것부터 먼저 여쭤봐야겠습니다.

인간이 지렛대를 이용하면 무거운 물건도 움직일 수 있잖아요. 도구 하나가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거거든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도구를 활용한다는 점이고, 도구를 활용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편의성도 증대되거든요. 저는 디지털기기가 게임이나 하고 소비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충분히 활용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마트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Q 이번 책은 저 같은 사람들이 읽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마트워크가 뭔지 잘 모르지만 좋다는 말은 들어본 사람 말이죠. 특히 소설과 같은 형식이라 술술 읽혔습니다.

일반적인 스마트워크 관련 책과 달리 소설 형식으로 쓴 이유가 있어요. 스마트워크는 도구만 잘 쓰면 되는 거라는 게 기존의 사고예요. 그런데 그 도구는 혼자 쓰는 게 아니거든요.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해요. 나는 에버노트와 드롭박스를 써서 파일을 공유하는데, 상대방이 그걸 안 쓰면 안 되잖아요. 관계를 통해서 스마트워크의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지속될 수 있는 거예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면 회사 내에서 스마트워크로 같이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이 필요해서 소설 형식을 취한 거였어요.



Q 가상의 유통회사에서 네 사람의 인물이 좌충우돌하며 스마트워크를 익혀가는 과정이 담겨 있는데요, 모두 회사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만나봤음직한 인물들이라 실감이 났습니다. 그런데 딱 한 명은 제가 현실에서 본 적이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송강윤 이사요.(웃음) 송 이사는 본인을 모델로 창조한 캐릭터가 맞나요?

우선 말씀드릴 것이 있겠네요. 이 책의 핵심 메시지와 콘텐츠 구성과 스마트워크를 위한 지식을 정리하는 것은 제가 했고요, 캐릭터를 만들고 소설적인 구성을 하는 것은 스토리텔러 작가와 같이 작업을 했습니다. 송 이사는 저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가 맞긴 합니다. 하지만 소설을 위해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차용해서 만든 캐릭터죠. 60~70%만 똑같고 나머지는 다르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Q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재밌어들 하나요?

책이 출간된 지 얼마 안 돼서 많은 얘기는 듣지 못했어요. 회사 동료들한테 책을 줬는데, 그들 반응이 ‘읽기 쉽다’는 거였어요. 원래 이런 책은 좀 딱딱해서, 읽으면서 막 생각해야 하고 공부하듯이 읽어야 하는데, 그러면 속도가 안 나죠. 그런데 ‘이 책은 화장실에서 펼쳤는데 계속 있게 됐다’는 얘기도 있고, ‘두세 시간 만에 완독하게 되더라’는 얘기도 있고요. 한 번 다 읽고 나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살펴보게 되고, 자신을 비춰보게 되고, 재탕 삼탕 읽을수록 더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Q 책 속에서, 스마트워크는 단지 스마트기기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고 몇 차례 강조한 것을 봤습니다. 스마트워크의 정의랄까요, ‘이것이 스마트워크다’라는 이야기를 직접 한번 듣고 싶습니다.

스마트워크의 핵심은 일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거예요. 스마트한 도구를 쓰다보면 일이 즐거워져요. 인정받게 되고, 일의 속도가 빨라져서 더 많은 여유가 생기게 되고, 일에 매여 다니지 않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스마트한 도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그 도구를 사용해서 어떻게 어우러져서 일할 수 있는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스마트워크는 이런 것들을 제시하는 거죠.





“스마트워크 보편화되면 비서와 관리부서 사라질 것... 조직 단순화”


Q 책 속에 많은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저는 회의 장면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직장인들이 회의하고 보고하고 자료 만드는 일들 때문에 정작 일할 시간이 없다는 얘기들을 하잖아요. 스마트워크를 통해 회의 방식을 혁신한다면 그 모습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회의야말로 스마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요소예요. 한 시간의 회의를 열 명이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열 시간이에요. 이 회의가 제대로 안 되면 한 명의 한 시간이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열 명의 열 시간이 날아가는 거예요. 효율적인 회의를 하려면 주최자, 최고 상급자가 바뀌어야 돼요. 회의를 주최하는 사람이 이 회의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해요.

먼저 회의의 목적을 알아야 하죠.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회의, 사실을 전달하는 회의, 목적이 다 다르다고요. 사실을 전달하는 회의는 주최자 혼자만 얘기해도 돼요. 심지어는 회의를 안 해도 돼요. 메일로 전달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회의라면 반드시 이해당사자들이 들어와야 하고, 더 중요한 건 대리자가 아니라 의사결정권자가 들어와야죠. 갈등을 그 회의 안에서 조정하고 끝내야 해요.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회의라면, 신입사원도 인턴사원도 참석자 모두가 이야기를 해야 돼요.

그리고 회의 자료들을 사전에 반드시 읽고 들어가야 해요. 보고를 받는 회의라면, 팀장 일곱 명이 10분씩 보고한다고 하면 70분이에요. 1팀장이 보고할 때 나머지는 뭐하고 있죠? 딴짓 하고 있어요. 그럴 때는 주최자가 내용을 미리 다 파악하고 주최자가 보고하고 질문하는 거예요. “1팀은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저런 이슈가 발생할 것 같네요.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세요?” “이 일은 3팀과도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3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정리한 내용 중에 혹시 빠진 게 있나요?” 그러면 일곱 명이 다 집중을 해요. 다른 팀의 일에 관심이 가고, 일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효율성이 더 커지죠.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회의록이에요. 열 명이 참석해서 열 시간 동안 노동한 결과가 결국 회의록으로 다 정리되는 거거든요. 열 명이 모여서 떠든 얘기는 그 열 명밖에 몰라요. 그리고 그것도 왜곡될 수 있어요. 한 장짜리 회의록으로 정리해서 사장님한테 보고될 수도 있고 참석자들끼리 공유될 수도 있어야 하거든요. 그럼 누가 이걸 정리해야 하느냐? 제일 좋은 건 주최자죠. 제일 상급자. 그런데 현실은 맨 막내가 정리해요. 회의록은 팩트를 정리하는 게 아니에요. 그 팩트를 통해서 어떻게 의사결정이 났는지를 정리하는 거지. 그러면 주최자가 정리해야 되는 거죠.



Q 스마트워크가 보편화됐을 때, 현재의 사무실 모습 가운데 가장 먼저 사라질 ‘구시대의 유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비서죠. 본인이 스마트한 도구를 통해서 직접 관리하고 직접 확인해야 되니까 전달자가 필요 없어지는 거죠. 두 번째로는 관리부서가 사라지겠죠. 의사결정이 속도전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조정하는 것도 필요 없어요. 갈등을 수시로 파악해서 바로 바로 정리해야 하니까. 스마트워크가 보편화되면 일부 조직들이 좀 더 단순해질 것 같아요.



Q 솔직히 저를 이 책에 나오는 네 사람의 캐릭터에 비춰봤을 때, 연차 차이는 조금 나지만 저는 아무래도 박덕규 팀장 쪽에 가깝더라고요. 스마트워크라는 말만 나와도 무섭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웃음) 저 같은 사람이 스마트워크 시대에 휩쓸려 나가지 않으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기술적인 부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에버노트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메모지를 써도 돼요. 중요한 건 태도죠. 스마트워크의 핵심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예요. 가장 중요한 태도는 ‘어떤 도구를 사용해야지!’라는 게 아니라 ‘나만의 공식을 만들어야지’라는 거예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공식 안에 집어넣으면 프레임이 딱 생기는 거예요. 그러면 일에 속도가 붙죠. 그런 공식이 많이 생기는 게 좋고, 남이 만들어놓은 공식이 아니라 나만의 공식이 생기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스마트워크를 시작하려면, 나만의 공식을 찾아가는 과정부터 생각해야죠. 똑같은 일을 할 때 지금이 3년 전보다 속도가 더 빠른지 생각해보세요. 지금이 더 빠르다면 나만의 공식이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럼 그 공식을 정리하는 게 필요해요. 1년, 2년, 3년 전과 내가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래서 추천하는 건, 일기를 쓰라는 거예요. 나만의 프로젝트 일기죠. 프로젝트 하나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사건과 사고, 시간, 주제, 돈, 이슈, 갈등, 모든 것들이 기록되는 거죠. 그걸 보면 공식이 보여요. 그렇게 공식을 찾아가는 게 제일 중요하죠.



Q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스마트워크의 장점 중 하나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말은 곧 언제 어디서든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도 되거든요. 그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조언을 좀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는 디지털과의 ‘밀당’이죠. 밀고 당기는 것. 스마트워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밀당의 의미는 단절이에요. 디지털과 단절된 시간과 공간을 정해야 돼요. 저는 집에서, 제 서재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디지털과는 단절이에요. 침대에는 스마트폰도 가져가지 않아요. 이게 디지털 밀당이거든요. 스스로 정해야 돼요.

두 번째는 스마트워크의 시작은 하드워크라는 점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해요. 스마트워크를 시작하면 당장 일하는 게 편해지고 시간도 절약될 것 같지만, 초반 몇 년은 더 많이 일해야 돼요. 소림사에 들어가서 무술을 배운다고 하면 처음에는 ‘개고생’ 하잖아요. 그렇게 고생한 끝에 무공을 습득하면 편해지는 거죠. 똑같아요. 하드워크가 있어야 스마트워크가 돼요. 스마트워크를 하면 초반에는 항상 일에 매여 있고 더 바빠져요. 하지만 그렇게 단련을 하면 나만의 공식이 생기고, 그러면 예전보다 덜 매여 지낼 수 있어요.



Q 스마트워크의 최종 목적을 ‘업무력을 높여서 일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업무력이 높아지면 회사에서 더 많은 일을 시키고 또 똑같이 야근하고 그러는 게 현실 아닌가요?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쓸데없는 거 많이 알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일을 더 잘하게 되면 일이 더 많이 들어와요. 그러면 대신 얻는 게 있죠. 돈을 얻죠, 돈. 그때 연봉이 오를 수 있는 거예요. 내가 두 명, 세 명의 역할을 하니까. 단, 그게 싫으면 “노(No)!” 하면 되죠. 난 단련돼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일을 적게 하는 회사를 가면 되는 거예요. “일 더 들어오면 어떡하죠?”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요. 일 더 시킬 거면 연봉을 높여주든가, 연봉 필요 없으니 일 적게 시키든가, 요구하면 돼요. 둘 다 안 된다고 하면 다른 회사 가면 되죠. 난 이미 스마트워커가 됐기 때문에.



 

“나만의 프로젝트 일기 써라... ‘나만의 공식’ 찾아가는 과정”


Q 책에도 묘사된 에피소드지만, 당장 ‘종이 없는 회의’ 같은 것을 하려고 해도 박덕규 팀장 같은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스마트워크라는 혁신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큰 결정이 있지 않고서는 잘 되지 않는 게 현실 같은데요.

스마트워크를 통해서 회사도 얻는 게 있지만, 개인의 업무 근육이 단단해지는 게 핵심이거든요. 분명 스마트워크로 바꾸는 걸 싫어하고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럼 내가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면 되죠. 도구가 아니라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종이 없는 회의를 한다고 치면, 다 종이 자료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나 혼자 스마트폰만 달랑 들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예전하고 똑같이 하는 거예요. 단, 다른 사람들한테는 종이 자료를 나눠주고 나만 종이 자료를 없애거나 자료 내용을 다 암기하고 있어야 되죠.

그러면 근육이 단단해지기 시작한다고요. 그러면 조직 내에서 인정받게 되고 팀장이 될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그렇게 팀장이 돼서 다 바꾸면 되죠. 저는 그렇게 바꾸고 있잖아요. 제가 그렇게 임원이 돼서 제 조직을 바꾸고 있거든요. 다른 조직도 보고 배우죠. 사장님도 보고 배우시고. 그렇게 주변을 바꿔가는 거죠. 내 근육을 키워서 내 영향력 안에서부터 바꿔나가고, 그게 좋다고 평가받으면 주위에서도 따라서 변하는 거예요.


Q 이 대목에서 좀 어리석은 질문을 하나 드려보고 싶습니다. 이런 스마트워크 비법들을 책이나 강의로 사람들에게 다 가르쳐줘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나만, 우리 회사에서만 몰래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웃음)

아니죠. 이걸 다 밝혀버리면 위기감이 생기잖아요. 그럼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 새로운 걸 만들 거 아니에요. 그럼 저는 또 배우고 또 성장하죠. 저는 계속 새로워지는 거고 나만의 공식이 다양해지는 거고, 그게 바로 혁신이죠. 공개를 안 하면 계속 거기서 머물러요. 썩죠. ‘꼰대’가 되는 거예요.



Q 역시 제가 바보 같은 질문을 한 것 같습니다.(웃음) 책에서 “과거의 성공 공식이 반드시 다음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문장에 밑줄을 치며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혁신의 성공 공식으로 여겨지는 스마트워크도 미래의 어느 순간에는 “과거의 성공 공식”으로 폐기될 수 있다는 건가요?

그럴 수 있죠. 그래서 제가 아까 나만의 공식을 다양화한다는 말씀을 드린 거고요. 공식을 자꾸 만들어가다 보면 ‘공식을 만드는 공식’이 생겨요. 그래서 하나의 공식을 폐기하더라도 또 새로운 공식이 생기죠. 아까 저한테 이런 비법들을 다 공개하면 어떡하냐고 질문하셨잖아요. 또 다른 공식을 만들기 위해서, 또 다른 변화를 하기 위해서 공개한 거예요. 이걸 숨기면,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의 공식이 되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공식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의 공식을 버려야 되거든요. 버려야 또 새로운 걸 얻을 수 있으니까.



Q 늘 스마트워크의 공식들을 고민하고, 또 그것을 공개하고 더 새로워지기 위해 노력하시잖아요.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것에 가장 관심이 ‘꽂혀’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삶, 사물인터넷 산업의 변화에 꽂혀 있죠. 사업의 트렌드는 10년마다 계속 바뀌거든요. 1990년대 PC통신, 2000년대 웹, 2010년대 모바일. 그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요. 1990년대 하이텔과 천리안이 생겨났고 2000년대에는 다음과 네이버, 2010년대에는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이 생겨난 것처럼요. 2020년대가 되면 어떤 변화가 펼쳐질까 하는 게 첫 번째 고민이죠.

두 번째는 ‘어떻게 하면 나만의 공식을 쉽게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거죠.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이런 사람들의 성공 공식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거예요. 내가 어떻게 해요, 그걸? 시기가 다르고 국가도 다르고 조력자도 달라요. 똑같이 하기도 어렵지만 똑같이 해도 성공할 수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만의 공식을 쉽게 만들 수 있을까 하고 항상 고민하죠.
 


Q 스마트워크에 관심을 갖는 직장인들이 더 읽어보면 좋을 만한 책이 있다면 권해주십시오.

<Slack>이라는 책이에요. 시간의 넉넉함과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창의력은 속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하는 내용이에요. 제목만 보면 제 책과는 뭔가 안 맞는 얘기 같지만, 스마트워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여유’거든요. <Slack> 같은 책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진 : 신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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