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간첩들>
전두환이 죽었다. 향년 90세. 삶을 누릴 만큼 누리고 편안히 갔다. 단죄도 징벌도 없이, 사과도 반성도 한마디 없이. 그동안 그가 살아 있는 것이 원망스러웠는데, 이렇게 죽어버리니 죽은 것 또한 원망스럽다. 권력에 눈먼 총칼 앞에 시민들은 피 흘렸다. 전두환이 죽자, 언론은 5월 광주의 피해자와 유족들을 찾아갔다. 그들의 원통한 삶을 전두환의 평온한 죽음과 대비시켰다. 광주의 시민들만이 아니다. 전두환의 죽음 앞에서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사람들은 더 있다. 바로 전두환의 손에 의해 ‘간첩’이 된 사람들이다. 전두환이 죽었다는 소식에 (김성수, 드림빅, 2021)을 떠올린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책은 196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일어난 간첩 조작사건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오마이뉴스에 연재..
긴 글/리뷰
2021. 12. 26.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