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신정임 등 지음
ㆍ오월의봄 | 214쪽 | 1만4000원
숨은그림찾기. 언뜻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큰 그림을 구성하는 작은 그림들을 찾기 위해서는 세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달빛 노동 찾기>는 우리 주변에 있지만 여태껏 잘 들여다보지 않았던 야간 노동자들의 일상을 기록한 책이다. 노동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직접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야기 등도 담겨 있다.
서울 지하철 역무원으로 일하는 김종학씨는 하루 평균 11만명이 오가는 지하철역에서 일한다. ‘주-야-비-휴’로 교대근무를 하는데 야간 근무는 오후 6시에 출근해 다음날 오전 9시10분에 퇴근한다. 막차를 탄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다. 막차를 보낸 뒤 새벽 2시부터 첫차 맞을 준비를 하는 오전 4시30분까지 휴게 시간이 있지만 잠을 자기는 쉽지 않다.
지명숙씨는 인천공항 비행기 청소 노동자다. 보딩 시간이 지연되지 않도록 분초를 다투며 기내 청소를 끝내야 한다. 심야조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한다. 2017년 7월에는 심야조 노동자 6명이 기화 소독 약품에 노출되는 바람에 실신한 경우도 있었다. 지씨는 “3D 업종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Dreamless’를 더해 4D”라며 “갈 데도 없고 꿈도 없다”고 말한다.
방송작가로 일하는 최지은씨는 일명 ‘막내 작가’다. 시골이 고향인 최씨는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이웃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방송작가를 꿈꿨다. 일주일 내내 오전 10시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고, 2주에 하루 쉰다. 녹화 전날은 무조건 밤을 새운다. 월급은 140만원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았고, 노동시간이 사용자의 임의적 요구에 좌우되는 경향이 짙었다. 또 야간 노동자들은 건강과 정상적인 생활까지 위협받고 있었다. 저자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노동자들을 취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며 “보이지 않아도 쉼 없이 일해야 한다는 관념들에 의문을 가져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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