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열어준 인연의 길을 따라
“직업은 어떻게 되세요?” “직업요? 어…… 공무원이에요.” 지난달 코로나19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나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전화로 이것저것 조사하다가 내 직업을 물었다. 순간 멈칫했다. 공무원이라는 단어가 아직 입에 붙지 않아서였다. 두 달 전부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별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줄여서 진실화해위원회.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한국 현대사 속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일을 한다. 시민단체라고 아는 분들도 있는데,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독립적인 ‘국가’기구다. 2005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만들어져 2010년까지 활동했다. 국민보도연맹 학살이나 간첩조작 사건 등 많은 사건들의 진실을 ‘국가의 이름으로’ 밝혀냈다. 그리고 10년 만인..
긴 글/생활글
2021. 12. 30.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