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솜’과 산골 마을의 ‘핏빛 성탄’
‘이불솜’과 산골 마을의 ‘핏빛 성탄’ [사물의 과거사 15] 이불솜과 문경 석달사건 죽음에서 태어난 아이. 채홍달(1950년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조용한 산골 마을을 덮친 ‘학살’의 피바람. 총알은 만삭의 여인도 가리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을 관통한 총알. 하지만 어머니는 시신 더미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나왔다. 상처에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 피를 무엇으로든 막아야 했다. 그때 생각난 것이 ‘이불솜’이었다. “(어머니가) 만삭의 몸으로 피를 철철 흘리면서 친정으로 가다가 중간에 고모집이 있어서 들렀는데, 이불솜을 뭉쳐가지고 총상 입은 곳에 집어넣었대요.”(채홍달 인터뷰·2022. 2. 19.) 어머니는 그렇게 지혈을 하고 가까스로 목숨을 지켰다. 그리고 13일 뒤 채홍달을 낳았다. 경북 문경시 산북면 ..
긴 글/칼럼
2023. 10. 26. 09:49